클로버 필드 (Cloverfield) - 영화같은 게임? 게임같은 영화?


예술의 고하를 논하기는 힘들어도 시대를 선도하는 예술 장르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다. 20세기 초반 미술계를 휩쓸었던 미니멀리즘 내지는 모더니즘이 현대의 건축에 이르러서는 보편적이 미감으로 자리잡았다. 좀더 대중과 가까운 예를 들자면 영화 연출에서 개발된 카메라 기법이 죄다 현대 게임에서 똑같이 복제 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한 편의 영화와 같은 게임'이라는 말을 게임에 대한 최고의 칭찬으로 사용할만큼 영화는 게임에 대해 선행 문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본 영화 '클로버필드'를 기점으로 그러한 고정관념은 버려야되지 않나 싶다.
클로버 필드에서의 장면 연출은 철저히 게임적-특히 1인칭 슈팅 게임-이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장면, 음향은 철저히 주인공의 시점에서 이루어진다. 감독은 이러한 연출을 등장인물들이 캠코더로 직접 찍은 영상이라는 설정으로 가능하게 한다. 이 영화의 모든 영상은 캠코더 영상이므로 심지어 배경 음악 하나 없다. 음.... 그렇다 '블레어 위치' 생각을 안 할 수 가 없다. 하지만 이 영화를 블레어 위치의 아류로 치부해 버릴 수 없는 이유는, 일단 클로버필드는 훨씬 발전했으며 더 잘만들었다. 그리고 또한 감독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블래어위치에 비해 훨씬 명확하게 알고 있다. 바로 관객에게 '한편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관객은 그 거대한 재앙의 한복판위에 던져져, 정말로 살기위해 등뒤에서 쫓아오는 괴물들로 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칠 뿐이다. 하늘에서 롱테이크로 괴물의 아름다운 동작을 느긋하게 감상할 여유 따위는 주지 않는다. 관객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 정신도 없이 생존본능에 따라 등인물들과 함께 도망칠 뿐이다. 그러한 충격과 공포. 그게 바로 이 영화의 전부다.
이 영화는 감히 실험영화라 말하고 싶다. 아무나 이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는게 아니다.  그 이유인 즉슨 극도로 흔들리는 핸드헬드 영상 때문에 화면 멀미(Motion Sickness)에 대한 저항력이 웬만큼 강하지 않는 한 이 영화는 어지러움과 구토를 일으킬 수 있다. 실재로 영화의 반을 눈을 감고 있던 사람이나 보다가 나간 사람도 있을정도. 그런 이유 때문인지 실재로 이 영화에 대한 평은 아주 좋은 편이 아니긴 하지만. 감히 말하고싶다. 개조심 팻말을 미처 보지 못한 채 남의 집 담벼락을 넘다가 허연 이빨을 드러내고 달음질쳐 쫓아오는 개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전력질주로 도망쳐 본적이 없다면, 그리고 그 폭발하는 아드레날린의 느낌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라고.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by 봉봉 | 2008/01/27 23:58 | 부스러기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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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eriel at 2008/01/28 09:43
엊그제 보고왔는데, 상영관입구에 어지러움증 유발할거라고,
안내문이 붙어있더군요.
영화 끝까지 보고오긴했는데, 헛구역질나서 죽는줄알았어요..(....)
영화를 보는 내내 제가 영화를 보는건지 게임을 하고있었는지 분간이 안됐달까;

근데, 정말 뭔가 신선하긴 했어요.
같이본 사람도 블레어 위치를 얘기하더군요-
Commented by purple at 2008/01/28 15:23
저 같은 사람은 도저히 볼 수 없는 영화로군요. Doom이나 Dune 시절부터 FPS류의 게임은 모조리 포기해버렸으니까 말이죠.

우우우우웅~ 하는 효과음만 들어도 멀미가 우윽...@_@
Commented by 봉봉 at 2008/01/30 13:42
Meriel // 네 사실 저도 이런 고난이도(?)의 영화를 블록버스터랍시고 다수의 개봉관을 잡았다는게 놀라웠습니다
purple // 티비나 컴퓨터 화면으로 보면 조금 더 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UCC보는 느낌으로.... 영화관 스크린은 워낙 크기에 -_-
Commented by Skaliety at 2008/01/30 23:02
좀더 고어했으면 더 재밌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Commented by 도키 at 2008/02/01 00:38
이 글에 대해서 형한테 직접 할 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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