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 (Zeitgeist) - 어릴적 꿈꾸었던 유토피아








많은 소년들이 그렇듯이 내 어릴적 꿈은 과학자였다. 뭐 절반은 이루어진 셈이다. 물론 내가 꿈꾸었던 과학지는 지금과는 동떨어진 것이었지만... 어렸을적엔, 정치가와 변호사는 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었다. 그시절엔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른들이 좋아하는 그 사람들은 세상에 전혀 필요가 없는 인간들이었다. 자라면서, 흔히 얘기하듯이 머리가 커지면서 그 사람들이 무슨일을 하는 것인지를 깨달았다. 운전을 하다 접촉사고가 일어나서 상대 운전자가 뒷목을 잡으며 막무가내로 삿대질 부터 해댈때 나는 막연히 변호사가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겠구나 라고 느꼈고, 내 월급에서 세금이 뚝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고, 내 돈 빼앗아 가서 쓰는 정치가를 잘 뽑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어느덧 이 체제에 익숙해진 나는 변호사, 정치가. 금융기관들이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더 올바른 생각을 할 수 도 있다는 것을 영화 '시대정신(Zeitgeist)'은 이야기한다. 맞다. 정치가, 변호사, 금융기관, 군인은 우리 사회가 다같이 행복한 삶을 사는데 전혀 필요가 없는 인간들이다. 오히려 없을수록 이득이다. '시대정신'은 그런 원초적 유토피아를 꿈꾼다.





영화에선 현대 사회의 통화기반 체제를 부정한다. 전쟁, 환경오염, 빈부 격차등 현대사회의 모든 악은 '돈'이라는허상에서 비롯되며 인류의 삶의 질과 전혀 무관한 '통화'라는 것 때문에 사회는 병들고 있다. 돈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면이윤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윤이 없으면 기업도 없고 기업에 의해 자행되는 노동력 착취, 환경 오염도 없다. 또한 국가권력의 부패도 없을 것이며 전쟁도 없고 부차적인것이지만 테러의 공포도 당연히 없다. 대부분의 범죄는 돈에서 시작된다. 돈이없으면 범죄도 없을것이며 공권력도 필요 없고 급기야는 법과 정부도 하는일이 없어질 것이다. '돈'이 없는 세상을 우리는 상상 할수 있을까? 현대 사회를 '통화기반사회'라고 한다면 '자원기반사회'가 과연 가능한 일일까? 현대 사회에서 자원은 편중돼있고 일부소수의 권력을 유지하는데 대부분이 사용되고 있다. 즉 돈은 극소수의 권력을 위해 대중을 노예로 만들기 위한 도구이다.


거의 모든 나라가 그렇겠지만 국방비가 국가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돈'을 유지하기 위해 쓰이는 '돈'을 세상 모두풍족하게 잘 사는데 쓸 수 있다면. 세상 모든 사람이 잘먹고 잘살고 남든다는게 영화의 논지다. 사람은 공기를 돈주고 사지않는다. 왜냐하면 공기는 세상에 넘치기 때문에 남과 경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세상에 집이 너무 많아서 아무데나들어가 살면 된다면 사람은 돈을 주고 집을 살 필요가 없어진다. 그리고 전 세계 국가들이 국방비에 쓰는 돈으로만 집을 지어도 전세계 사람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집을 모두 짓고도 남는다. 일견 원시 공산주의와 비슷한 느낌이다. 공산주의의문제점으로 지적되는것은 동기의 저하이다. 더 열심히 일해도 그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 그러면 아무도 노력하지 않으려 하고생산은 줄어들고 사회는 빈곤해진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렇게 역설한다. 현대의 기술은 사람을 노동에서 해방시켜준다. 그리고현대의 생산효율은 사람들이 일하지 않고 먹고살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것을 막는 것은 또한 '돈'이다. 사람은 노동의대가로 '돈'을 받고 '돈'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노동을 한다. 심지어 노동을 줄여주는 기계에 반감을가지고 기계 파괴운동을 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생리이다. '돈'이 없어진다면 일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도 가능해진다. 그렇게되면 사람들은 '돈'이라는 억지 동기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 '더 좋은 세상'이라는 본질적이고도 만족도가 높은 동기를 위해유희적으로 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순수히 美를 위해 그림을 그리고 그린 그림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준다... 라는 것이 영화의설명이다.

대부분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고 있는 것은 사람의 욕심이다. 사람들은 남들이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희소성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가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사람은 본능적으로 희소가치를 원한다. 단지 그게 큰 돈과 바꿀수 있다는 이유만은 아닐것이다. 영화에서는 그런 본능은 사회에의해서 훈련된 후천적 행동양식이지 인간의 본능은 아닐 것이라고 역설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사람은 분명히 남보다 잘살고싶은 욕심이 있다. 화폐가 존재하지 않는 공산주의적 유토피아는 꿈일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의 모든 내용이허황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뭔가 절충안이 있지 않을까? 그래도 지금보다는 유토피아에 가까운 어떠한 체제가 반드시 존재할것이다. 그리고 '시대정신'은 그 발전적 예를 모여주는 것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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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 | 2008/11/17 23:50 | 부스러기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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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라세엄마 at 2009/03/11 21:18
제 이글루에 자세하게 있습니다만 모든 사람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행복한 유토피아는 살인욕구를 가진 살인자들이 복무하는 군대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강호순 중대장 유영철 대대장 이런 식일듯[...] 꺄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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